콩글리시관련 포스팅을 하면서 저에게 돌아오는 가장 큰 혜택은 역시, 이전보다 더 많은 호기심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게 된 겁니다. 일종의 인지능력 향상인데요. 전에는 안 보이던 것이 이제는 "관심"이라는 것이 생겨 더 많이, 그리고 잘 보이기 시작했다는 거죠.
이번 포스팅도 지난달 "냉장고를 부탁해"라는 티비쇼를 보면서 무릎을 탁! 친 사건을 재구성한 겁니다. 이전에는 쇼 프로 보면서 영어가 머릿속에 없었는데, 이제는 뭘 하든지 그냥 다 영어교육과 연결되네요. 자, 영어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와 생각을 완전히 바꿔줄 이야기를 공유하려고 합니다.
이번 포스팅도 지난달 "냉장고를 부탁해"라는 티비쇼를 보면서 무릎을 탁! 친 사건을 재구성한 겁니다. 이전에는 쇼 프로 보면서 영어가 머릿속에 없었는데, 이제는 뭘 하든지 그냥 다 영어교육과 연결되네요. 자, 영어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와 생각을 완전히 바꿔줄 이야기를 공유하려고 합니다.
사건은 이렇습니다.
1. 요리하는 프로에서 가수 박정현 님의 냉장고가 공개됩니다.
2. 냉장고 안에 다양한 요리재료를 말하는 상황
3. 냉장고에서 반건오징어가 나옵니다.
4. 반건오징어가 뭔지 모르는 외국인 요리사에게 영어로 반건오징어를 설명합니다.
자, 여기서 문제 반건오징어가 영어로 뭘까요?
혹시, "half-dried squid"라고 생각하셨다면 다시 생각해 보시죠.
우리나라 사람의 99%는 아마도 반건오징어 하면 half라는 단어부터 생각납니다. 왜냐하면, 반건오징어에 "반"이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half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트리거(trigger)역활을 하기 때문이죠. 이것은 영어를 단어-한글 뜻으로만 연결해서 외웠기 때문에 나오는 오류입니다. 단어를 습득할 때 단어-뜻+소리+이미지 in context로 입력하지 않으면 절대 영어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건 이미 제가 블로그와 유투브 강의 등을 통해 자주 해왔던 주장으로, 이번 건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 가능한 오류죠.
그럼, 한국인이 half-dried이라는 말을 하자 이를 들은 가수 박정현 님이 뭐라고 했는지, 아래 사진을 통해 그 답을 확인하시죠.
반건오징어를 영어로 하면 semi-dried squid입니다!!
이번 포스팅의 주인공은 바로,
half <> semi의 차이입니다.
half나 semi라는 말이 콩글리시는 아니죠. 둘 다 있는 말입니다. 그러나 그 사용법에서 우리가 너무 많은 실수를 하기 때문에 제 경험을 통해 그 차이를 오늘 설명해 드리려고 합니다.
요점부터 말하면,
half 라는 건 전체 중 반을 말하는 것이고 semi는 전체가 반만 그렇다는 것입니다.
오 소름! 제가 설명해 놓고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
문제 분석을 좀 더 해 보면, 우리나라에선 "반"이라는 뜻을 half에 그냥 연결해서 외웁니다. 그러면 나중에 semi라는 단어가 나올 땐 이 단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 아마 또 "반"이라는 단어와 연결해서 외웠을 겁니다. 차이점을 연결하지 않고 그냥 같은 "반"이라는 뜻만 가져가면,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편한 단어만 사용하게 됩니다. semi보단 엄청나게 친숙한 half가 먼저 손들고 뛰쳐나오죠.
자, 우리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제가 앞서 설명한 것처럼 단어-한글뜻만이 아닌 이미지와 context를 추가해서 단어의 차이를 설명하며 배워 보려고 합니다. 건조된 오징어와 물오징어는 모두 아실 겁니다. 우선 아래 사진을 보시죠
건조된 오징어
물오징어
위에 건조된 오징어와 물오징어를 섞으면?
건조된 것과 물오징어 반이 섞인 half dried quid가 완성되죠.
하지만 우리가 원했던 건 사실 바로 아래 처럼 semi-dried squid 상태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접하는 다양한 배경에서 half와 semi를 좀 더 비교해 보면,
먼저, 가장 친숙하게 half가 사용되는 곳은 역시, 양념 반 - 후라이드 반에서 만나게 되는 half & half 표현입니다. 이거 콩글리시 아닙니다. 미국에서도 주문할 때 half & half라고 합니다. 그대로 사용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주문할 때 나오는 치킨을 상상해 보시죠. 닭 한 마리를 딱 짤라 반은 양념에 묻혀서, 나머지 반은 그냥 튀겨서 나오죠. 이게 half & half입니다.
그러면 semi로 치킨을 양념반 후라이드 반을 시킨다고 가정해보죠. 치킨 전체가 살짝 튀겨진 뒤 양념이 골고루 약간만 묻어서 나오는 겁니다. 전체 프로세스가 반반씩 나누어 진행되는 것이 semi입니다. 반건오징어도 물에 젖은 프로세스 반 건조되는 과정 반이 둘 다 조금씩 섞여 이루어진 겁니다.
공대생 스러운 예로 설명해 볼까요.
반도체가 영어로 semi-conductor입니다. 즉 평소에는 부도체인데, 조건이 성립되면 도체가 되어 전기가 통하는 물질을 말하죠. 지우개는 부도체, 철은 도체죠. 이러한 성질 모두를 가진 것이 바로 반도체입니다. 영어단어를 한국어로 해석하면 반만 도체라고 해석할 수 있지만, half-conductor가 아닙니다. 이런 경우 디바이스 하나를 딱 짤라 반은 전기 통하는 물질이고 나머지 반은 전기 안 통하는 물질로 이루어 진 것을 의미하는 오류가 발생합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죠.
위에 사진은 semi-conductor입니다. 두 가지 성질이 전체에 적용되어 있지만, 성질은 반반씩 나눠 가진 겁니다.
위에 사진은 half & half-conductor라는 가상의 물질을 그려본 겁니다. 한 디바이스를 반 딱 잘라 도체와 부도체로 나누어졌다는 의미입니다.이제 semi & half의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제가 이렇게 긴 시간을 들여 설명하는 이유는 그냥 단어하나, 표현하나 외우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영어를 볼 때마다 우리가 가져야 하는 태도와 자세를 알려드리기 싶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모두 알 듯이, 언어를 배우는 것은 매운 길고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그 힘든 과정에 비해 언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의사전달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 크지 않습니다. Linguistic 한 정보는 의사전달에 있어서 30% 정도를 차지하는 반면, non-linguistic 정보(얼굴 표정, 시간, 장소, 냄새 등)는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가 모르고 지냈을 뿐, 글로 표현하지 못 하는 부분들이 생각보다 많이 존재합니다. 영어에서도 마찬가지로 half와 semi는 뜻이 아니라 어떻게 다른지 즉 how에 대한 설명은 특히 글로 표현 하기가 힘들죠. 사진이나 느낌 냄새 감정 등을 통해서만 전달할 수 있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예를 들어 어떤 소리를 듣고 친구에게 설명한다고 해보죠. 방금 기차 소리를 들었는데 기차 소리가 마치 자동차 소리에 총소리를 섞은 듯했어. 아니면, 방금 어떤 그림을 봤는데 노란색도 아니고 주황색도 아닌 빨간빛의 어떤 색이 마치 네모와 마름모꼴을 형성하면서 날아가는 모습이였어...어떠세요?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힘드시죠?
이렇게 언어로 전달하지 못하는 정보가 많다는 걸 명쾌하게 설명해준 것을 영화 Boyhood에서 보고는 지난주 Facebook에 올린 글이 있습니다. 그 글을 여기서 함께 소개해 드리죠. 한번 읽어보세요
Boyhood라는 영화에서 주인공 남자가 대학생이 되어 만난 친구랑 대화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친구가 "너는 내성적인 사람인 것같아, 말이 별로 없어보여서"라고 말하자. 남자가 대답하길 "아니, 가끔은 언어가 너무 단순해서 내 감정을 다 설명하지 못 할 때가 있거든, 그래서 그냥 하기 싫을 때가 있을 뿐이야"라는 명대사를 빵! 싸줍니다 이 영화 전체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죠. 주인공 남자는 극중에서 기타치길 좋아하는데 그의 여자 친구역시 예술적인 공부를 하는 사람이라 바로 이 말, 언어가 너무 단순해서 내 마음을 다 표현 못 한다는 그래서 그림이나 음악으로 표현한다는 의미를 바로 알아 듣고선 미소를 짓고 고개를 끄덕이죠.
언어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단순한 그림하나 작은 소리하나 말로 정확히 표현하고 상대방에게 전달 하기란 참 힘든 것 같습니다. 제가 언어전공 할 땐 그런 일이 없었는데 디자인 전공 할 땐 제가 한참 무얼 설명하자 교수가 "닥치고 보여달라고!" 라는 명언을 남긴걸 보면요 (stop talking, just show me what you 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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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이유 때문에 블로그에 포스팅 할 때는 단어 하나 설명하기 위해서 사진과 자세한 비교 설명 그리고 예제를 통한 context를 같이 드리는 겁니다. 부족하면 영상을 첨부하기도 하는 것이고요.
이상하게 들리실지 모르겠지만, 언어를 이해하는데는 언어로 설명하면 부족한 부분이 생깁니다. 언어로만 언어를 설명할 수 없죠.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 강조 합니다. 언어를 배우기 위해 언어로만 설명한다는 것은 불가능 합니다. 왜냐하면 언어를 사용하려면 주변부 즉, 앞서 설명드린 감정, 향기, 색 등은 보고 듣고 만져서 경험해야 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이러한 사실을 알고 언어를 마주 하시면 여러분도 언어를 습득하는데 있어서 새로운 시각으로 다양한 방법이 보이기 시작할겁니다.
여러분도 앞으로 영어를 대할 때는 뜻뿐 아니라 감정이 있음을 잊지 마세요. 그리고 새로운 단어를 배울 때는 이러한 다양한 소리 이미지 감정 정보까지 짝지어 입력해 주세요. 그래야 진짜 영어를 할 수 있습니다. 빨리 가지 마시고 바른길로 가야 실력이 생깁니다. 사실 4년간 유학생활을 한 저도 이런 실수를 자주 해서 지금도 하나씩 고쳐나가는 중입니다. 심지어 10년넘게 유학생활 한 친구들도 마찬가지니까요. 자신이 현재 조금 부족하다고 해서 너무 탓하지 마시고 즐겁게 하나씩 배워 가면 좋겠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소중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한 가수 박정현 님과 반건오징어군에게 큰 박수 부탁 드리면서, 이전에 포스팅했던 내용을 아직 못 보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기타 질문이나 의견은 아래 코멘트란/ email 등을 통해 언제든지 올려주세요.
오늘 포스팅은 여기까지입니다.
김도현 뉴미디엉 영어학원 홈: www.NewMediaEngli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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